Book Review) 쓰레기의 세계사: 우리가 버리고, 태우고, 묻고, 밀어낸 모든 것에 대한 논픽션 기록


삶에는 쓰레기가 따른다

고고학에서는 쓰레기 더미(초기의 매립시설)를 두엄더미(Middens) 라고 부른다. 음식물 쓰레기를 의미하는 덴마크어에서 유래한다.

오랜 시절 인류의 흔적은 매장된 시설에 남아있다. 식생활, 의복, 가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다. 단순 정보가 아니라 가축과 인간 상호 관계에 대한 정보까지 담고 있다.

<쓰레기의 세계사> 겉표지 (지은이: 로만 퀘스터, 옮김이 김지현, 흐름출판(주), 2024년 8월)

집단 생활을 하면서 인류는 야생 동물을 가축으로 만들었다. 가축화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기에 생물학적이면서 문화적인 과정이다. 유형이 다른 배설물, 인간이 착용한 의류, 생활 도구를 분석하면 그 시대의 문화가 머리 속에서 펼쳐진다.

정착 생활을 하면서 인류는 쓰레기 문제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인공적인 초기 쓰레기 처리 시설은 인더스-델타 지역의 ‘모헨조다로’ 문명을 빼놓을 수 없다. 그 문명의 흔적 중에는 쓰레기, 배설물 등 오물을 흘려보내는 수도관 시스템이 발굴되었다. 이후 1000년이 지나서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로마에서 다시 재현되었다.

서기 200년 대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한 도시는 세상에서 두 군데였다. 이탈리아 로마와 중국의 장안(오늘날의 시안 西安)이 그 곳이다. 이들 도시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The outfall of the Cloaca Maxima as it appeared in January 2019
(Image: Wikipedia.org)

로마는 기원전 6세기에 만든 개방형 하수관 ‘클로아카 맥시마 Cloaca Maxima’(위 사진)를 이용하여 하수와 쓰레기를 ’테베레강‘으로 떠내려 보냈다.

중국 장안의 쓰레기 처리 관련 기록은 8세기에 거리에 쓰레기를 투기 하는 것이 금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에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무척 지저분한 도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의 성격이 급격하게 변한 것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이다.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으로 도시로 몰려든 농촌 빈민은 귀족들이 주인이었던 도시의 외곽에 하루 하루 연명하면서 살아갔다. 도시에서 버려지는 각종 쓰레기는 빈민층 입장에서는 생명 연장과 직결되는 소중한 자산이었다. 빈민층들은 귀족들이 버린 물건을 수리하여 내다 팔아 생계를 겨우 유지했다.

인구가 많아지자 도심에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돼지 등 가축과 함께 생활했던 중세의 유럽 풍경은 당시에는 흔한 일상이었다.

중세 시대 도심의 도로는 동물의 배설물이 나뒹굴었다.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쥐들이 왕성하게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페스트와 흑사병 등이 발생하여 인구 몰살의 원인을 제공했다. 당시를 살았던 인간들 스스로 만든 재앙이었다. 1720년대에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흑사병이 번지자, 유럽 전역에서 돼지 사육을 제한하는 법령이 만들어졌다. 유럽 사람들이 질병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세균학이 발전한 이후이다.

오늘날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지만, 빈곤층의 비율은 전근대 사회에서 훨씬 높았다. 이들 하층민들에게 재활용은 필수였다. 귀족들이 쓰고 버린 중고 물품의 거래 문화는 하층민들이 잠시 나마 계층 이동 흉내를 내는 놀이 문화를 제공했다. 중고품 거래는 때론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종이는 기원전 2세기에 중국에서 발명되었다. 7세기에 들어서야 페르시아(아랍)로 흘러 갔고, 유럽의 이탈리아에 전해진 것은 13세기를 지나서였다. 12세기 중세의 유럽 종이는 천 조각을 우선적으로 재활용하여 만들었다. 공정이 더 복잡한 식물을 활용하여 만든 종이 제조법은 나중에 발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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