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Divide: A Brief Guide to Global Inequality and Its Solutions>, 제이슨 힉켈 Jason Hickel, William Heinann 2017 (Penguin Random House)
- 김승진 옮김. 홍기빈 해제(제목풀이), 아를 출판사 2024년 7월 초판 발행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의 세상이 잔인한 불평등으로 찢겨 있다는 사실을 목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나라들은 상상조차 안 되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반면 어떤 나라들은 대대적인 박탈을 겪고 있으며, 수십억 명이 영양가 있는 음식이나 깨끗한 물과 같은 기본적인 필수 품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러한 현실이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 입니다.
이런 불평등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 Page 12
좀비 경제학,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폐해
1940년대와 1950년대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정책을 표방한 캐인주의 경제학은 지배층과 기득권에 상당한 타격을 안겨주었다. 상류층에게 부과된 조세가 무척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최고한계세율은 90%에 달했다. 현대 정치가들은 높은 세금은 경기를 둔화시킨다 말하지만 과거 데이터 통계는 성장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최고한계세율이 90%인 시기였다. 노조가입율도 약 35%로 어느 때보다 높았다.
1947년 기업가들과 기득권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던 정치인들에게 구세주와 같은 경제학자가 등장했다. 프리드리히 하이레크와 밀턴 프리드만 (시카고 학파)이 그들이다.
1960년대를 주름잡은 신자유주의 학파는 시장의 자유경제 시스템과 개인의 자유를 한데 묶는 전략이 성공했다. 정부의 간섭이 없는 경제 시스템이 개인의 자유를 더욱 보장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케인주의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는 국면에서 대중이 호응하지 않자 1956년 시카고 학파는 자신들의 신자유주의 이론을 남의 나라(칠레)에 실험적으로 이식했다.
1972년 칠레 피노체트 장군이 쿠테타를 일으키고 미국은 이를 지원함으로써 칠레를 신자유주의 체제로 완전하게 전환할 환경 조성을 마무리했다. 프리드먼 자신은 피노체트 정권의 경제 고문으로 활약했다.
이후 칠레는 빈곤율 41%, 평균 임금이 14% 낮아지고, 최저 임금의 실질가치는 42% 곤두박질쳤다. 가장 부유한 10%는 전체 국민소득에서 28%를 차지했다. 칠레는 현재에도 여전히 불평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신경제학이 1970년대 미국 사회 주류 경제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던 계기는 역사적 사건의 흐름 속에 진행된 스테그플레이션 덕분이었다. 닉슨의 팽창적인 통화정책(금 본위제 달러 체제를 포기하고 돈을 마구 찍어내기 시작했다)과 중동의 석유가격 인상이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제 가격이 오르고,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실업율이 증가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케인즈 이론이 일시적으로 설득력을 잃게 되는 틈을 타고 신자유주의 이론은 정치가들에게 파고들었다.
연방준비위원회는 금리를 20%까지 극단적으로 올리며 미국 경제의 파국을 가져왔다. 막대한 불황이 초래되었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 실업율은 10%대를 넘어섰다. 이는 노조의 힘이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임금이 급감했고, 주택담보대출 상황 불능이 3배로 증가했다. 반면 부자들의 세금은 대폭 절감했고, 부족한 세수는 노동자들의 급여세 인상으로 충당해버렸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마커릿 대처’ 수상은 이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녀는 노조를 와해하는 전략에 촛점을 맞추었다. 웬만한 공공 교통,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기업을 모두 민영화해 버렸다. 영국이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비싼 생활비를 지불해야 하는 생활환경은 이 때 만들어졌다.
서구의 우익 쿠테타 지원은 냉전 이데올로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민주주의를 확산하는것과는 더더욱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저 자국 기업가들의 이익과 연결된 정치세력들의 기득권 수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1980년대 남반구에 위치한 국가들의 자력 갱생을 위해 도움이 되었던 발전주의는 신자유주의 이론에 막혀 종말을 고했다. 남부 국가들은 절호의 성장 기회를 놓쳤다. 성장 지상주의 시대를 지난 오늘날 우리는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신자유주의는 불평등 수준을 대공황 이래로는 본적이 없는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는 ‘좀비 경제학’으로 불리며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폐기되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