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Note)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경제학적 생존전략 7가지


기후위기에 걸맞는 현대 주택의 조건

사람이 사는 집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날씨의 공격을 견디어 내는 물리적 공간이다. 햇빛과 폭염, 구름과 습도, 빗물과 폭우, 태풍과 폭설을 당당하게 막아내지 못하면 주택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40도가 넘는 폭염, 기상 관측 이래로 기록된 최대의 폭설 등 기후위기 뉴스가 일상을 뒤흔들고 있는 지금 시대에 이상적인 주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지진과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자재로 땅 위에 주택을 세웠다 할지라도 지진 강도 7.0 이하에서 견디지 못하면 막대한 재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앞으로 지어지는 신축 건물에 지진 방지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의 제정과 시행이 필요하다. 주택 건설 초기에 비용은 상승하겠지만 재난이 닥칠 때 무너져서 삶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 보다는 100배 낫다.

둘째, 타일 벽돌 등 무겁고 밀도가 높은 축열 건축재를 실내에 쓰는 것이다. 밀도가 무거운 자재는 열을 차단하는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

더운 나라에 지어져 있는 천장 높은 대리석 건물에 들어가면 시원한 실내 온도를 느낄 수 있다. 겨울에는 차가운 공기를 막아주어 난방을 하지 않아도 실내는 온화하다.

세째, 질 좋은 유리창을 사용하는 것이다. 유리는 시야를 가리지 않은 상태에서 ‘코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결정된다.

유리창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한가지가 더 있다. 지붕 처마의 길이와 각도는 온도 조절에 무척 중요하다.

한국인 조상 대대로 건축한 한옥의 처마는 햋빗의 양을 사계절 별로 조절하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마당쪽으로 쭉 뻗은 한옥의 처마는 여름에 빛을 막아 튕겨내고 겨울에는 햇빛을 통과시킨다. 또 여름엔 시원한 공기가, 겨울엔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출처: https://if-blog.tistory.com/1452 교육부 공식 블로그)

한옥의 ‘처마’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강릉 오죽헌의 모습 (Source: Wikimedia.org)

한국인들은 집터를 어떻게 잡아야 집이 가장 쾌적해지는 지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 로마인, 바빌로니아인, 아메리카 남서부의 푸에블로 원주민들도 이 원리를 잘 알고 있었다. 로마 제국은 한국의 한옥 원리처럼 지붕 처마 활용법을 아주 잘 알았다.

처마가 없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지금의 아파트는 이런 면에서 최악의 건축물이다. 한옥처럼 아파트 베란다 앞으로 쭉 뻗은 처마가 있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멋진 새로운 아파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기후변화를 현재 직면한 위급한 사회 문제라고 인식하고 대처하려면, 크고 작은 도시의 건축 담당 부서에 지금 당장 새로운 임무를 맡기고 이들을 기후 변화를 극복하는 핵심 부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 모든 건물에 더운 공기와 차가운 공기를 양방향으로 공급 가능한 ‘열 펌프’의 의무적 설치
  • 첨단 코팅으로 단열 효과가 뛰어난 표준 유리창(삼중창)사용의 의무화
  •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시행한 정책과 같이 신축 주택에 태양 전지판 설치의 의무화
  • 신축 건물에 가스관 설치 불가 및 청정 에너지 사용 의무화
  • LED 조명 사용 의무화
  • 국제건축규정위원회(International Code Council, ICC)가 발표한 표준 건축 기준안 준수
  • 주택 등 건축물 매매와 임대 계약 체결시에 이전 건물 소유자가 사용한 전기와 가스 등 최소 1년 동안의 월/연간 에너지 총량 및 납부 요금 등 공과금 의무 공개 등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는 에너지 절감 및 효율화를 위해 건축 부문에서 법규 제정 및 의무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사항은 무척 많다.

아울러, 한국 전역에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데 필요한 작업 규모와 투입 비용은 엄청날 것이다.

납세자가 낸 세금이 일부 사용되어야 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 예산은 극빈층과 저소득층의 주택을 개량하고, 보수하는 쪽으로 선택적으로 쓰여야 한다.

서울 노원구에 특이한 건축공법으로 2017년에 준공한 주택 단지가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친환경 에너지 제로(Zero) 주택 실증단지인 ‘노원이지센터 Nowon EZ Center)’이다.

<에너지 사용 제로(Zero)를 향한 미래형 주거환경>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 이지센터 Nowon EZ Center (Source: 노원이지센터 웹사이트 화면 갈무리)

아파트 3개 동을 포함,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등으로 구성된 단지이다. 2017년에 준공하여 국내 제로에너지 건축 분야에서 이정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 단지에는 총 121세대가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노원 이지하우스(EZ House)는 한마디로 ‘에너지가 새는 틈새를 모두 차단’함으로써 난방과 냉방을 위한 연료 소비를 최소화 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절감하는 ‘수동적(Passive) 건축’ 공법을 채택했다.

이 단지의 에너지 절감 비율은 74%에 달한다. (일반적인 1가구가 월 전기료를 100원 낸다고 가정할 경우, 이곳은 26원 밖에 내지 않는다는 의미)

이와 더불어 지붕과 창문에 1200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였고, 지하 160미터까지 수 많은 파이프를 설치하여 물이 순환하도록 시공함으로써 생활용수 온도를 사시사철 평균 15도를 유지하고, 열펌프까지 설치하여 냉방/난방 용수로 활용하는 ‘엑티브 Active’ 건축 기법도 동시에 적용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전기) 생산이 단지 전체 운영에 필요한 소비 전력을 초과하여 에너지 효율 127%를 달성했다. 쉽게 말해…이 주택단지는 전기가 남아돈다. 에너지 제로(Zero)를 넘어 에너지 플러스(Plus) 단지이다.

좀 더 비유하자면, 중앙이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공급하는 중앙 집중 방식의 전력 공급망 없이도 생존이 가능한 ‘독립적인 에너지 공동체’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시범 단지 만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개인 주택과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이 노원구 이지센터와 같이 ‘독립적이면서도 에너지 제로(혹은 에너지 플러스)’가 되는 한국의 가까운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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