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의 지정학: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더 늦기 전에 미친 듯이 널뛰는 시간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로 시작하는 이 책의 프랑스 원서 제목은 <L’enfer numérique. Voyage au bout d’un like 디지털 지옥, ’좋아요‘ (클릭) 후에 떠나는 여행-운영자 주)>이다.

영어 번역본의 책 제목은 “The Rare Metals War: the dark side of clean energy and digital technologies (English Edition 희귀 금속 전쟁: 청정 에너지와 디지털 기술의 어두운 측면 – 운영자 주)”으로 이 책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온라인 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이 단순하게 ‘좋아요’를 클릭하는 것이 스마트 기기의 생산과 클릭 후 발생하는 다양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거대 용량의 서버의 운영 등이 지구의 자원활용과 환경에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추적하여 비판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Image: 인터넷 서점 ‘알라딘’ 화면 캡처)

디지털 산업의 역설

1829년 10월 6일, 물리적 현실 공간에서는 시속 40킬로미터로 달리는 증기 기관차가 처음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1971년 10월 2일, 가상세계의 공간에서는 군사용 정보통신망 아르파넷 Arpanet을 활용한 최초의 이메일(e-mail)전송이 시작되었습니다. 1983년에는 인터넷 표준 프로토콜 TCP/IP이 제정되어 책상 위 컴퓨터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되었습니다.

2023년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은 손 안에 들고 다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과 각종 태블릿 PC들이 책상 위에 놓여있지 않는다는 점만 다를 뿐, 연결되는 기본 원리는 동일합니다.

고대의 통신 체계와 오늘날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현대의 디지털 기기 운영을 위해 해저 케이블과 위성, 초대용량의 서버와 냉각장치, 촘촉히 얽힌 전력망, 전기 생산을 위해 석탄과 석유와 원자로 핵 연료 등 각종 원료를 태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후세대는 2025년이면 디지털 업계의 전기소모량(세계 전기 생산량의 20퍼센트)과 온실가스배출량(세계배출량의 7.5퍼센트)을 두 배 증가시키는 주요 세대가 될것이다. 미국의 경우, 청소년들이 디지털기기와 접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22분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디지털 산업은 첨단기술과 접목하여 그린 혁명을 주도하는 매체라고 대부분 생각하지만, 환경보호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입니다. 오히려 과도한 물과 전기의 사용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린(Green) 디지털은 ‘환상 속 현실’

구글 등 다국적 업체들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미국 3개 주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데이터센터 열을 식히기 위해 연간 23억 갤런(약 800만 톤)의 물을 사용합니다. (바닷물은 오염물질이 많아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일은 “자동차 다섯 대가 생애 주기 내내 뿜어내는 것과 맞먹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고 학자들은 계산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 자율주행차들이 사람들을 출근시키기 위해 동네 주차장으로 몰려들 날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퍼 빅데이터의 시대, 인공지능 기기들끼리 상호 연결이 되었을 때, 인간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보다 훨씬 더 많은 오염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하게 됩니다.

인류는 2023년 현재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지만, 석탄을 사용하여 생산하는 전기가 아직도 30퍼센트를 넘고 있습니다.

’좋아요‘ 클릭의 세계 지리학

인스타그램, 페북, 유투브 등 *해외 서비스에 접속하여 휴대폰 단말기에서 이 버튼을 누르면, 상대방의 단말기에 표시되기까지 총 7단계(층)을 거치게 됩니다.

7층에서 나의 단말기에서 ‘좋아요’ 누르면, 6층에 설치된 통신이 연결된 건물의 공유기를 지나서, 5층에 해당하는 도로 밑바닥, 건물을 따라가면서 설치된 통신 케이블을 타고 정보는 이동합니다.

4층에 해당하는 통신사 서버 및 데이터센터에 전송된 데이터는 다른 사람들의 ‘좋아요’와 같이 거대한 1차 (현지의) 데이터센터에 쌓이게 됩니다.

대량으로 모인 데이터들을 대서양, 태평양 혹은 인도양을 가로 지르는 해저 광케이블을 따라서 원천 데이터센터로 전송됩니다. 여기가 3층 건물 정도에 해당합니다.

*인공위성을 타고 전송되는 서비스도 개발중이고,실현을 할 수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저에 케이블을 설치 및 관리하는 비용보다 위성을 발사하고 운영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면 인류는 그 길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2층에 해다아는 해외 서비스 회사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전송된 정보가 도착하며, 마지막 단계인 1층에 있는 상대방 단말기에 표시됩니다. 이후, 상대방 단말기에서 내 단말기로 다시 역순으로 7층까지 다시 반복되게 됩니다.

동료가 100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 단말기로 ‘좋아요’를 누를 경우에 그 서비스 업체가 해외에 있다면 실제 정보 흐름은 수 천 킬로미터를 광속으로 전송 및 수신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 동영상 플랫폼인 유투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데이터센터는 총 39개 지역, 118개 권역, 200개 국가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부 데이터센터 정보는 보안을 이유로 구글이 지금껏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대만의 시스템 반도체 제조업체 TSMC가 사용하는 1일 물 소모량은 약 15만 6,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업체가 사용하는 전기사용량은 대만 국내소비량의 3퍼센트에 해당합니다.
  • 대만의 국내 전기 생산량의 43퍼센트가 석유와 석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대만 전자산업 탄소발자국은 국내 총배출량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중국 베이징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면적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인구 39만 명의 작은 도시인 ‘랑팡(廊坊, Langfang)시가 그곳으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부르며, 이곳에 들어선 데이터센터는 총 60만 제곱미터의 면적으로 국제규격의 축구장 110개 넓이에 해당한다.
미국 유타주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국가안보국’ 데이터센터의 전경 The Southern end of the Utah Data Center, featuring the chiller plant and water tower(Image source: National Security Agency)
  • 면적 이외에, 여러 곳에 분산하여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미국의 국가안보국으로 알려진 NSA(National Security Agency)이다.

디지털 기기의 폐기, 그리고 환경오염

디지털 기기의 숙명은 오래 사용하면 폐기를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미국은 보안 상의 이유로 중국 서버 등을 폐기하는데 20억 달러 이상을 소비했습니다.

14억 인구의 중국 사람들이 5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교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수 억대의 휴대폰이 어디에서인가 중고로 팔리거나 폐기처분 되어야 합니다.

중국 정부 역시 보안상의 이유로 미국 제품을 쓰지 못하도록 강제하여 실제로 약 3천 만대 이상의 아이폰이 갈 곳을 찾지못하고 있습니다.

홍콩과 가까운 중국 남부 광동성 ‘구이위’ 라는 지역에 마련된 중국 최대의 전자 폐기물 매립장으로 보내질 것인지 두고 볼 일 입니다.

디지털은 그 속성상 매년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오래된 각종 디지털 폐기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현재와 미래 인류의 거대한 숙제가 될 것 입니다.

서비스 단위당 투입된 물질, 즉 하나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자원의 총량을 MIPS(Material Input Per Service)라고 합니다.

독일 베스트팔렌 지역에 위치한 ‘부퍼탈 연구소’에서 ‘소비방식이 함축하는 물질적 파급효과’를 산출하기 위해 개발한 지수입니다.

티셔츠 한 장 제작에 226킬로그램, 오렌지 주스 1리터에 각종 물질 100킬로그램이 소요됩니다. 무게 2킬로그램 컴퓨터 1대에는 화학제품 22킬로그램, 연료 240킬로그램, 담수 1.5톤이 들어갑니다. 2그램짜리 집적회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32킬로그램의 원자재가 소요됩니다.

결론과 시사점

인류는 1890년 대의 산업혁명, 1980년대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화혁명, 2000년대의 모바일 혁명을 거쳐 2020년 인공지능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혁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석유를 원료를 하는 각종 생활용품의 생산과 공급으로 인류의 삶은 좀 더 편리하고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 한편에서는 깨끗한 물과 전기가 없어서 힘들어 하는 인구가 10억 명 이상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에 스마트 폰의 확산으로 세상은 이제 움직이면서도 더욱 더 자유롭게, 감당이 안될만큼의 정보를 초 단위로 쏟아내고 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정보 인프라도 더욱 화산되고 있습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이제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초고속 모바일 통신망과 생활 기구들이 더욱더 상호 연결되고 있으며, 이제는 우주공간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간과 사물이 더욱 긴밀하게 상호 연결될 수록 디지털폐기물, 물 사용량, 전기사용량 증가와 같은 부작용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석유와 석탄의 사용으로 인해 벌어진 환경오염과 대기오염, 그리고 이로 인한 기후위기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는 인간의 노력이 다시 ‘디지털 환경오염‘ 문제를 촉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광속으로 움직이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류는 – 복고풍의 패션이 10년을 주기로 돌고 돌듯이- 디지털 기기에서 좀 더 떨어지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그와 더불어 스마트 기기보다는 ’인간과 인간이 직접 만나는 교류를 더욱 희망하는 시대‘를 다시 맞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비록, 가방이나 주머니 어딘가에 잠시 보관한 스마트 기기는 여전히 스스로 알아서 와이파이나 통신망에 연결되었을 테지만 말이지요.


<참고문헌 References>

지은이 ‘Guillaume Pitron 기욤 피트롱’ 소개

프랑스 저널리스트. <내셔널 지오그래픽>,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중국의 희토류, 알레스카 석유, 수단의 고무에 이르기까지 원자재와 관련한 세계의 정치, 경제, 환경문제를 꾸준히 취재하며 약 40개 국가에서 100편 이상의 기사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프랑스 최고의 경제학 도서에 수여하는 튀르고 상을 수상했다. (출처: 한국어판 ‘저자 소개’ 인용 및 요약)

NIKITHA SATTIRAJU / BLOOMBERG, “The Secret Cost of Google’s Data Centers: Billions of Gallons of Water to Cool Servers“, 타임 매거진, APRIL 2, 2020 1:29 AM EDT

–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갈라파고스 출판사(초판 발행: 2023년 3월 17일) 전체 인용 및 요약

Leave a comment

Website Powered by WordPress.com.

Up ↑

Discover more from 지구촌 고물상 The Story of Circular Economy

Subscribe now to keep reading and get access to the full archive.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