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을 접목한 중국의 식량 생산과 딜레마


첨단 기술은 적절히 잘 쓰면 나를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나를 지배하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 크리스찬 로우스 란게 (“Technology is a useful servant but a dangerous master” – Christian Lous Lange).

2023년 현재,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기업 ‘애플 Apple’의 수장을 맡고 있는 팀 쿡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Tech should serve humanity, not the other way around (기술은 인류에 봉사해야 한다. 그 반대가 되면 안된다)” – Tim Cook, CEO of Apple.

2013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중에 ‘주스로 Juicero’는 인터넷과 연결하여 과일즙을 짜는 기계를 개발하였고, 초기에 약 1억 2천만 달러의 투자금(약 1천 600억 원)을 유치하여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자와 투자자, 언론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결국 2017년에 사업을 접었다. 손으로 주스를 짜는 기계보다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서, 제품 가격만 비싼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첨단 기술 기반의 제품이라 할 지라도 소비자의 지불 수준에 맞게 시장 가격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열망이 당시에는 그만큼 뜨거웠다는 것을 증명한다. 초기 투자자들이 거금을 투자한 이유는 아마도 미래의 시장 잠재력을 내다보았기 때문이라 여긴다. 


중국의 육지 면적은 미국 전체의 땅 덩어리 면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식량을 재배하는 중국의 농경지(농장)는 미국에 비해 3배가 더 많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농법을 도입하여 14억 인구가 먹을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2011년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에 가입하여 국제무역시스템 안으로 들어온 것도 속내는 중국의 잉여 농산물과 저렴한 임금으로 생산한 공산품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함이었다. 

농산물 생산 부문을 한정하여 살피면, 중국 농경지의 밀집도는 인구 1명당 0.2 에이커 (802제곱미터)에 불과해 미국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중국도 대량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농약과 제초제의 사용으로 담수호와 강의 1/4이 식수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오염되어 있다. 

2014년에 중국 정부가 조사하여 발표한 토지 오염도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농경지의 20%가 화학제와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다. 중국의 농부들은 미국과 비교하여 최대 4배의 농약과 제초제를 식량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2014년에는 창저우 Changzhou 시에 위치한 외국어 학교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되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학교가 오래 전에 매립된 독성 폐기물 위에 지어진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학생들은 림프암에 걸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중국 정부는 2016년을 기점으로 토양의 오염을 제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여 2020년까지 중금속에 오염된 토양 정화 작업에 군인들을 대거 동원하여 농작물 생산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비용은 1에이커 (약 4제곱 킬로미터) 당 약 18,000달러가 소요되는데, 중국의 경우 심하게 오염된 농경지의 면적이 약 20만 에이커로 파악되고 있다. 토양 정화 작업에만 약 36억 달러(약 4조 8600억)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중국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생산된 식량의 오염도 상당하다. 중국 국립 식량 안전 및 위험성 평가 (China National Center for Food Safety Risk Assessment) 기관은 매년 약 2억 명의 사람들이 식중독에 노출되어 있다고 발표하였다. 

중국에는 약 2억 곳의 농장이 산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농장들의 최대 과제는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식량을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중국 내의 유기농 식품 매출은 약 5,397억 위엔 (약 97조 6,857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16-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2-2022 기간 동안의 중국 유기농 식품 매출현황 (Source: Statista 2023)

중국에서 생산된 유기농 식품의 해외 수출 규모도 상당하다. 2022년 기준으로 해외 수출액은 31억 4,000만 달러(약 4조 2520억 원)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인근에서 첨단 관개기술과 토양 센서, 로봇, 데이터 기반으로 유기농 과일과 채소 약 120 여 종을 생산하여 베이징과 상하이 대도시 거주 20만 명의 정기 구독 소비자와 식당들에게 24시간 안에 공급해 주는 기업으로 ‘토니의 농장’ Tony’s Farm이 있다. 

(사진) 중국 상하이 최대의 유기농 그룹 ‘多利农庄’ Dolly’s Farm 창업자 & 회장 张同贵 Zhang Tonggui (맨위)와 회사 시설과 농장. 나무 사이에 보이는 건물은 화물 콘테이너 78개를 재활용하여 만든 ‘고객방문센터’ Welcome Center 이다. 컨테이너에 디자인 감각을 더해 운영 중인 농장 관리 시설들. 맨 아래 사진 2개는 유기농 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쓰촨과 산뚱 지역의 농장이다. (Source: Tony’s Farm 多利农庄 웹사이트)


중국에서 최초로 유기농 그룹을 만들고 성장시키고 있는 ‘토니’는 ‘매운 맛’으로 유명한 중국 스촨(Sichuan) 성 출신으로, 매운 맛 닭고기 (‘Tony’s Spicy Chicken) 레스토랑을 6년 만에 중국 33개 대도시 프렌차이즈로 확산한 성공한 사업가였다. 

2023년 기준으로 59세인 설립자이자 그룹의 회장인 ‘토니 장 Tony Zhang’의 최종 목표는 화학 농약으로 뒤범벅이 되어 버린 중국의 오염된 농경지를 기술을 사용하여 옛날의 건강의 토양으로 되돌리고, 그 곳에서 생산된 건강한 유기농 먹거리를 대도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실제로, 토니 농장은 창업 후 첫 유기 농산물 수확이 이루어지기까지 4년 동안 오염된 토양 정화 비용에만 수 천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장’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했다. 

2023년 현재 Tony’s Farm (중국 명칭: 多利农庄 / 뚜어리 농쭈왕’ / Dolly Farm / ‘많은 이익이 나는 농장’ 이라는 의미-운영자 번역)은 상하이上海에 본사와 인근 농장, 쓰촨四川, 산뚱山东, 쭝칭重庆, 하이난 海南 지역에서 유기 농장(Organic Farm)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협력 기업으로는 중국의 거의 모든 은행과 교육기관, 부유층 커뮤니티, 유기농 단체를 비롯하여 고급 외국 차량 회사인 포르쉐, 페라리, BMW, 벤츠, GM 캐딜락도 참여하고 있다. 


도심 내부에 들어선 수직 건물에 설치 및 운영되는 스마트 팜이 대도시 사람들이 필요한 모든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공상 과학 소설처럼 들린다. 

다양한 스마트 팜 Vertical Farm (Source: Wikimedia.org)


스마트 팜 운영을 위한 냉난방 전기비(원격 로봇 운영에 필요한 전기 포함)와 배양액 관리와 교환, 폐수 배양액 처리, 통제실 운영 등에 많은 전기료와 운영 비용이 들어간다. 초기에 시설 설치 비용이 비싼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 한 개 국가에 한정하더라도 약 3억 5천만 명의 미국 시민을 모두 먹여 살리기 위해 필요한 농경지 면적은 9억 에이커에 달한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경우에는 중국인들이 필요한 모든 식량을 스마트 팜 안에서 생산 및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마트 팜은 어디까지나 보조 식량인 야채, 과일, 약초 등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첨단 기술 기반의 새로운 경작 방식 중 하나 일 뿐이다. 무엇보다 자본 회전이 시급한 초기에 시설 건설에 투자한 사람들이 재배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쌀과 밀과 같은 식량 재배를 허락하지 않는다. 

인류의 주식인 밀과 쌀, 옥수수, 콩 등 농경 식물은 건강한 토양과 태양 빛 아래에서 광합성을 하며, 일정 기간 동안 제대로 자라야 건강한 먹거리가 된다. 돌고 돌아도 결론은, 건강한 토양의 유지와 친환경 재배이다. 

어려운 용어로 ‘지속 가능한 토양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 농업의 실행’이다. 식량의 대량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대규모 경작지에 화학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으면서도, 해충을 물리치는 천적 등을 활용한 바이오 농법, 첨단 기술 기반의 농작물 모니터링 시스템 활용 등 인류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지혜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자료출처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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