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이기는 용기에 대한 통찰 Further Along The Road Less Traveled


책 저자 M. Scott Peck, M.D (스콧 펙, 의학박사) 소개

미국 하버드 대학과 케이스 웨스턴 리브스에서 의학을 공부한 후에 미국 육군을 상대로 10년 간 심리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통찰과 지혜를 바탕으로 각종 강연, 저술활동 후 관련 재단 FCE(Foundation for Community Encouragement)를 설립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여정에 기여한 사상가, 강연가, 작가이다.

1978년, 마흔두 살에 쓴 첫 책 《아직도 가야 할 길 The Road Less Traveled》은 ‘사랑, 전통적 가치, 영적 성장에 대한 새로운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심리학과 영성을 매우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중요한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뉴욕타임스》의 최장기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웠다. 저자는 처음에는 불교도로서 이 책을 집필한 이후, 공개적으로 크리스천으로의 개종을 선언하고 인간 심리와 기독교 신앙의 통합을 지향하는 글쓰기에 매진했다.

<Further Along The Road Less Traveled> 겉표지
(Image: Simon & Schuster New York)

고통은 어디에서 오고, 왜 두려워 하는가

보통의 인간은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두뇌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갓 태어난 아이는 자기 주변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체계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욕구 만을 가지고 있다. 갓난 아이는 ‘두려움’과 ‘수줍음’ 등 성인이 가지는 ‘의식’에 근거하는 감정은 별로 없다.

우리 인간은 ‘의식’이 있는 존재로 진화했다. 그래서 감정과 관련된 수줍음, 두려움, 고통, 중독, 사랑 등의 문제는 ‘인식’의 존재 여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비록, 성경에 기록된 창세기 신화이지만 선과 악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게 해 주는 나무에 달린 ‘사과’를 먹은 후에 인간들은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겸손해지고 수줍어졌다.

When we ate the apple from 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we became conscious, and having become conscious, we immediately became self-conscious. (…) we were suddenly modest and shy. So one of the things this myth tells us is that it is human to be shy.

Consciousness and Problem of Pain, page 18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수줍어 한다. 수줍음을 거의 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실상은 자신이 수줍어 한다는 것을 정확히 모르는 것 뿐이다. 원천적으로 수줍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있다. 우리는 그를 가리켜 ‘사이코패스psychopaths’라고 한다.

수줍음을 거부하는 사이코패스와 집단광기

일반적인 사람들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수줍어 할 줄 아는 감정이 있기에 잘못된 행위를 할 경우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사이코패스는 이 감정의 과정이 생략되기에 살인을 해도 무덤덤하거나 오히려 쾌락감마저 느끼는 것이다.

사이코패스 감정이 개인을 넘어서 집단으로 형성되었을 때에 ‘광기의 집단/사회’가 된다. 권력에 중독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중독이라 여기지 않는다. 국가를 위험에서 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쇠내시킬 뿐만 아니라, 대상인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한다. 설득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적으로 간주하여 무차별 폭력을 가하게 된다.

과거 독일의 나치 정권이 유대인을 집단 학살한 것이 그 사례이다. 국가 간에 벌어지는 (이념)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명분’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집단적 의사결정도 사이코패스 증상과 유사하다. 개인이 아닌, 단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수줍음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이코패스를 제외하고, ‘고통’을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가 본능에 가깝게 고통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려고 한다. 처음부터 ‘의식’이 존재하지 않았던 ‘선악 사과(the apple from 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를 먹기 전의 평화로운 에덴 동산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Desert (Image by Anita from Pixabay)

하지만, 결코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 땅에 태어난 이상,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앞에 놓여있는 사막처럼 온갖 고통스러운 환경을 헤치며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

고통의 유형 두 가지

인간이 겪는 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두통처럼 아프지만 그다지 건설적이지 않은 고통이다. 두통을 계속 견딘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에 최대한 빨리 두통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저자는 이를 ‘신경성 고통 neurotic suffering’이라고 표기한다.

신경이 망가져서 신체에 가해지는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질병이 ‘나병’이라고 불리는 ‘한센병 Hansen’s 이다. 보통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이들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평생 소원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둘째는 좀더 성숙하게 성장하는데 필요한 건설적인 고통이다. 저자는 이를 ‘실존적 고통 existential suffering’ 이라고 구분한다. 고통을 인식하면 당연하게 두려움이 수반된다.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용기’이다.

용기(courage)의 개념에 대한 오해, ‘진정한 용기’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기’에 대해서 오해한다. 용기란 두려움이 아예 없는 상태가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뇌가 손상된 사람이다. 진정한 ‘용기’란 두려운 상황 혹은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이다.

두려움 혹은 고통스러운 것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때 인간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며 더 강해질 뿐만 아니라, 성숙함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 하나를 옮겼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Most people think that courage is the absence of fear. The absence of fear is not courage, the absence of fear is some kind of brain damage. Courage is the capacity to go ahead in spite of the fear, or in spite of the pain. When you do that, you will find that overcoming that fear will not only make you stronger but will be a big step forward toward maturity.

Consciousness and the Problem of Pain, page 23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상황에 대해 불평하며 행동은 하지 않는다. 반면에 온전히 성숙한 사람들은 나에게 처한 현재의 불만족스런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책임감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는 그 곤란한 상황과 어려운 환경 혹은 힘든 시기를 기회라고 생각한다.


실존적 고통에 대처하는 가장 빠른 방법

통증 감지 신경이 반응하여 느끼는 신경적 고통 Neurotic Suffering 은 약물, 수술, 재활, 물리치료, 침술 등 방법으로 치료하면 고칠 수 있다. 이와 달리 약물이나 물리적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것이 실전적 고통 Existential Suffering이다.

실전적 고통 Existential Suffering에 대처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발생하는 모든 일이 나의 영적 성장을 위해 (보이지는 않지만) 미리 설계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금의 고통스런 어떤 것이 나의 성장을 위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감정의 밸런스를 싑게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다. (설령 감정이 일시적으로 흐트려져도 다시 추스를 수 있다)

고통에 직면하는 상황을 용기를 내어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거부하고, 발생한 상황을 거부하는 이면에는 자신의 부족한 내면의 그림자를 직접 대면하길 거부하거나 회피하려는 심리가 존재한다.

Photo by Clayton Robbins on Unsplash

고통을 외면/회피하는 ‘중독’의 특징

스스로의 그림자를 의식적으로 직면하기 싫어서 그 상황을 잊거나 위로의 대상 혹은 임시 피난처를 찾아 서성거리는 과정에서 ‘중독’이라는 복병을 만난다. 중독은 고통을 피해 잠시 의지하거나 상대한 물질, 행위, 대상이 거꾸로 나를 파괴하는 상태이다.

술과 도박, 담배와 마약, 화폐(돈), 음식 등은 거북하고 불편한 고통을 잠시 잊도록 해 준다. 중독자들 대부분은 고통스런 상황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뇌의 신경과 판단력을 무의식적으로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외부적으로 보기에는 쾌락과 행복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반복되는 도취감을 수단으로 본인의 그림자 혹은 어두운 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강력한 거부’ 방법 혹은 ‘수동적인 회피’ 방식 중 하나이다.

도피의 대상을 이성 Opposite Sex 으로 정한 후에 육체적 쾌락행위를 즐기면서 잠시나마 고통을 인식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은 섹스 중독으로 나타난다. 섹스 중독은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좀 더 향상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의 섹스가 아니다.

상대방 둘 중 하나 혹은 양쪽 모두 오로지 고통을 잠시 잊기 위해 오로지 육체적 쾌락 만을 목적으로 행동하므로 섹스 중독자들은 상대방이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다.

고통을 마음에서 수용하고 헤쳐나갈 때의 유익함

삶은 복잡하다 Life is complex!고 저자는 이 책 서문에서 말한다. 첫번째 책인 <The Road Less Traveled>의 첫 문장은 ‘삶은 어렵다 Life is difficult’ 였다.

삶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의 반복이다. 나쁜 일과 기분 상하는 사건들이 기쁜 일보다는 발생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유형의 고통을 수용하고, 비록 두렵지만 용기를 내어 헤쳐나가는 과정 끝에 찾아오는 기쁨의 크기는 더욱 크다.

상황을 헤쳐나가는 동안 용기를 내어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내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과정과 상호 관계 속에서 ‘공감’이 싹트고 마침내 (공동체로서) 하나가 되는 유대감이 생긴다. 이것이 고통에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극복해 나갈 때에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유익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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