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저자 소개
저자 ‘김유익’ 님은 서울에서 태어나 14년간 다국적 기업 금융 컨설턴트로 일하며 홍콩, 베이징, 도쿄, 싱가포르 등 여러 도시에서 거주했다. 삶의 경험 덕분에 폐쇄적인 한국인 시각이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대해 폭넓고 깊게 이해하는 혜안을 갖추었다.
완독을 하고 난 후, 한마디로 이 책을 표현을 한다면 2022년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숨겨진 내면과 딜레마, 그리고 외연의 진짜 모습을 알리는 인문학/사회과학 개론 서적이다.
특정 분야는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미처 몰랐던 깊은 인문학 정보가 수두룩하며, 해당 주제와 연결된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동시에 활용하는 능력 덕분에 한국-중국-일본-홍콩-싱가포르-마카오-동남아시아를 넘나드는 통시적인 인문, 사회과학 지식을 갖추었다. 필요한 부문에서는 유럽과 미국도 직접 연결한다.

대부분 혼자 연구하고, 2015년부터 중국에 거주하며, 중국인 아내와 오랜 현지 생활에서 얻는 통찰력이 반영된 문장의 연속이다. 그래서 ‘(표현은) 쉬우면서도, (내용은) 간단치 않은 글의 향연’이 계속된다. 오랜 기간 숙련한 ‘은둔의 고독한 고수’가 세상에 나와 사람들에게 ‘미처 몰랐던 진실’을 전하고자 ‘툭!’하고 사회에 던지는 글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책 속의 내용은 인문학이나 사회 과학적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작가의 이력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저자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의 레거시(*전통적) 미디어를 통해 축적된 중국에 대한 뒤틀린 관점을 가지고 있는 ‘보통의 한국인’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책 장을 넘길 때마다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동안 미처 몰랐던 중국에 대해 읽어 나가는 동안, 뭐가 뒤틀려 있는 지를 알았으니 한국인들이 현재 관념적으로 떠 올리는 중국에 대해서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만 생각의 각도를 바꾸면 좋겠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이다.
생소한 중국, 생생한 중국인 이야기
현대 젊은이와 역사학자가 선호하는 고대 왕조
타임 슬림물을 즐겨보는 중국의 MZ 세대들이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고 싶은 자신들의 옛 왕조는 어디일까? 중국 역사학자들이 역대 최고 왕조를 꼽는다면 어느 시대일까? 정답은 319년간 존속된 중국의 송나라(북송 960년~1127년, 남송 1127년-1276년)라고 한다.
젊은 세대와 역사학자들이 송나라를 동시에 손에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1949년 설립)과 비교해도 상당히 앞선 국가(왕조) 운영시스템 때문이다.
황제와 관료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권력의 균형을 취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또한 균형을 유지했다. 과거 시험을 통해 인재의 영입과 신분 상승도 가능했고, 관료와 황제가 국가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시스템 왕조였다.
송나라는 신하들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황제의 독주를 능히 견제 가능한 사회였다. 태조 ‘조광윤’은 “대신과 간관(목숨을 걸고 직언했던 관료)은 절대 죽이지 말라”는 규칙을 세웠다.
오늘날로 치면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여론이 활성화된, 황제가 통치하는 전제 국가에서는 보기 드문 ‘민주적 통치체제’였다.
중국, 홍콩, 대만 사람의 상호관점
중국인들이 홍콩과 대만을 바라보는 시각과 홍콩/대만 사람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반대의 시각도 상당히 복잡하다. 1970년대 후반 홍콩에서 태어난 세대는 국가보다는 거주 ‘지역과 문화’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확립한 세대이다.
이들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감각하다. 한국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세상의 중심이 중국’ 이라는 국수주의에 찌든 젊은 중국인들은 아닌 셈이다.
이들은 2014년 우산 혁명, 2019년 중국 송환에 반대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거치며 중화민족의 일원이라는 관념을 버렸다. 홍콩인 중 약 2만 명이 민주화 시위 후에 대만으로 이주했다.
대만의 경우, 중화권 시민 사회 일원이 되지 못한다기 보다는 독립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분노가 더 크다. 대만 청년들은 ‘대만 민족주의’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륙 정치인은 중화 민족주의를 뜻하는 ‘대일통 (大一统)’을 주장한다.
중국 정부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기점으로 내부와 외부 세력의 갈등과 사회적 압력을 최소화하고, 소통을 촉진할 수 있는 홍콩과 대만 같은 회색지대를 없애 버린 형국이다.
앞으로도 중국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대만과의 지속적인 상호 충돌은 불가피하다.
진정한 중국 전문가는 어떤 사람인가
한국인들은 레거시 미디어(TV 등)에 언급되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소식,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약간의 경제 뉴스, 지진과 기상이변에 따른 중국 일부 지역 피해 상황, 뜬금없이 제기되는 한복, 김치, 쇼트트랙 승부 논쟁 정도의 파편과도 같은 소식 만을 접하면서 중국을 평가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시도에 해당하는 도시(City)가 682개 나 존재하는 중국의 구석구석을 모른채 일괄적으로 하나의 관점으로 설명 한다는 것은 불가능을 넘어 어리석은 행동이다.
나는 ‘중국 전문가’ 라는 칭호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중국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14억 이상의 인구, 한반도 보다 44배나 큰 땅덩어리(한국 면적 기준으로는 96배), 2020년 3월 기준으로 인구 1천만 명의 도시가 16개, GDP 총액 1조 위엔(약 18조 6천 억원)인 도시가 11개나 있는 거대한 나라를 모두 이해하는 ‘중국 전문가’는 단연코 없다고 여긴다.
베이징 정치 전문가, 상하이 경제전문가, 티엔진 생활사 전문가와 같은 세분화된 지역의 특정 주제 연구 전문가라고 해야 ‘진짜 전문가’ 이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중국 광저우가 있는 광동성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현대 인문학 전문가로 여겨진다.
참고로, 중국 최대 인구 보유 도시는 상하이도 베이징도 아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충칭시’가 인구 순위 1위로 3200만 명을 넘는다. 2위와 3위가 ‘상하이와 베이징’이다. (각각 2430만 명, 2150만 명). 한국은 시/군/구를 통털어 226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2020년 대의 중국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중국은 땅 덩어리 만 큰 것이 아니다. 우주로 시선을 돌리면, 중국은 G2 우주강국이다.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를 이미 4군데(간쑤성, 쓰촨성, 산시성, 하이난성)나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산동성에 바다에서 위성발사가 가능한 시설까지 건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선박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기술도 이미 완성했다.
문화적으로는 SF소설 강국이기도 하다. 2015년과 2016년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Hugo Award) 수상은 중국 작가들이 휩쓸었다. 류츠신의 ‘삼체’와 하오징팡의 ‘접는 도시’가 수상작이다.
2022년에는 한국 웹툰 ‘문유’를 ‘두싱위에치우 独行月球‘라는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어 중국 현지에서 한국 돈으로 6,000억원에 달하는 흥행에 대성공했다. 한국이 어떻게 중국을 활용하면 되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도시와 농촌의 동시 발전을 추구하는 중국
중국은 도시와 농촌 상호간의 균형발전을 정책적으로 추구한다. 거주 및 이동을 제한하는 중국의 독특한 호구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복잡한 현상을 유발한다.
1975년 개정된 헌법에서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삭제되었다. 한국이라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사안이지만, 약 10억 인구가 농민과 도시에서 체류하며 노동자로 생활하는 계층인 중국 입장에서는 도시 집중화를 방지하고 도시와 농촌 균형 발전을 반드시 해야 만 한다.
정치경제학자 ‘윈티에쥔’은 청년, 농민, 도시민이 함께 발전하는 ‘신향촌 건설 운동’의 리더이다. 그 반대편에 상하이 교통대학의 ‘루밍’ 교수가 있다. 그는 미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추구하며, 호구제 폐지를 가정한 상태에서 다양한 현상을 설명한다.
그러나, 호구 제도 폐지는 중국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고향 택지와 농지에 대한 사용권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릴적부터 이어진 삶의 근거지가 아예 없어지는 사회를 원하는 농민은 그리 많지 않다.
호구제를 기반으로 농민들은 ‘알리바바’를 활용하여 지역의 생산물을 도시 거주민에 판매하여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알리바바 마을’이라 불리는 도시형 경공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었다.
중국 정치와 경제 중심권의 이동
중국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중심권 이동현상이 총 3회에 걸쳐 발생했다. 당송 시대를 거치면서 중원에서 장강 하류 지역으로 이동이 첫번째이고, 명나라 시절 수도를 남경(지금의 항저우)에서 베이징으로 옮기면서 정치와 경제가 분리된 것이 두번째이다.
1978년에 개혁 개방과 함께 다시 동남 연안 지대(장강 하류 상하이와 삼각지대, 주강 삼각지의 홍콩과 광동성, 발해만을 끼고 베이징과 가까운 티엔진)로 경제의 축이 이동한 것이 마지막이다.

광저우, 포산, 둥관, 선전을 있는 주강 삼각지대는 인구 4,000만 명이 넘는 중국 최초의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a group of metropolitan areas)로 발전했다.
만약 여기에 홍콩과 마카오 등이 결합되면 ‘다완취 Greater Bay Area’로 불리는 이 지역은 2030년까지 최대 인구 약 1억 명, 중국 수출의 3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메갈로폴리스‘로 발전할 수 있다.
도시와 향촌의 상호 발전을 위해서 소득의 불평등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도시인들이 찾아가는 농촌 생태 관광도 좋지만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해안을 끼고 있는 동남 연안지대는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강력한 태풍 혹은 폭우에 따른 대규모 홍수 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심각할 경우 식량위기 문제로 확산된다.
중국의 식량위기는 자국 내부의 문제이지만, 밖으로는 식량 자급률 20퍼센트를 유지하는 한국의 위기와도 직결된다. 한국은 수입 식량의 60퍼센트 이상을 중국에서 가져온다. 한국은 리스크 관리차원에서라도 식량과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현대 중국인의 소비 트랜드 수준 향상
2010년 이후, 중국 중산층과 젊은 층은 소비취향이 상승하면서 미니멀리즘과 웰빙 관점에서의 자연 친화적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을 중시하는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지역과 환경을 중시하는 ‘롱 라이프 디자인 Long Life Design’ 으로 알려진 일본의 디자인 편집 상점 ‘D&Department’도 중국 ‘비산 碧山’ 지역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현상이 한국인에게 시사하는 의미는 상당하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