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없는 세상 The Waste-Free World


자원을 가져와 낭비하는 행태에 반기를 들다

1900년 중반(20세기 중반)까지 인류는 검소했다. 상품과 재료의 재 사용, 용도 변경은 일상에서 다반사였다. 아껴 쓰고, 고장 나면 수리해서 쓰고, 변형해서 다시 사용했다. 유리병 수거 비율도 95%가 넘었다. 녹슨 칼을 녹여 농기구로 다시 만들듯이 철로 된 제품은 녹여서 다른 용도로 만들어 썼다.

Bojagi (보자기) (Korean wrapping cloth) from 1950s-1960s, from the collection of the 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 (Source: Wikipedia)

한국에는 자투리 천 조각을 모아서 만든 ‘보자기’가 있다. 중국 한나라 시절(AD105년)에는 낡은 천을 으깨어서 종이로 다시 만들어 사용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부유층을 상대하던 ‘코르티잔 Courtesan-고급 매춘부‘ 까지 다음 시즌을 위해 입던 낡은 옷을 재단사에게 보내 ‘리폼Reform’ 혹은 ‘업사이클링 Up-cycling’ 하여 새 옷처럼 입고 다녔다.

1920년대 광고의 혁신가로 알려진 ‘엘모 컬킨스’는 식품에만 적용했던 ‘소비’라는 개념을 공산품에 적용한 최초의 인물이다. ‘소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소비자’라는 단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1904년 Max Arms Machine Company는 통조림의 ‘저 비용,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하여 캔 깡통의 본격 상업화 시작을 알렸다. 그 후 American Can Company는 미국 통조림 시장의 90%를 장악했다.

1894년 일회용 고무장갑 발명, 1895년 일회용 면도날 개발(질레트), 1904년 종이 접시 대량 생산 기계의 발명 등 1차 세계 대전을 전후로 인류는 전쟁에 사용했던 대량 생산 기계 장치를 내구성 보다는 ‘일회성’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규모 군인들이 사용하던 용품을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갗추었다.

1924년 GE와 필립스 등 주요 전구 회사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소비 촉진을 위해 1,000 시간만 수명을 유지하는 표준(?) 전구를 연구하는 연합 모임(*Phoebus cartel, 피버스 카르텔)을 형성하는 기막힌 사건도 있었다. 1901년 최초로 불을 밝혔던 백열 전등인 ‘센테니얼 라이트'(Centennial Light)는 ‘100년 가는 불빛’ 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샌프란시스코 리버모어 소방서(Livermore-Pleasanton Fire Department)에서 아직도 희미한 불빛을 발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자 광고와 마케팅, 라디오와 텔레비전, 신용카드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은 개인의 지불 능력을 초과한 소비 시대로 진입했다. 제품에 노후와 개념을 은근슬쩍 끼워 넣은 기업들이 생겨났다. 제너럴 모터스(GM)의 CEO였던 ‘알프레드 슬론’은 ‘역동적 노후화(dynamic obsolescence)’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매년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간절히 사고 싶게 만들어 원래 갖고 있던 제품을 기꺼이 폐기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이 소비 패턴은 요즘에도 애플의 아이폰 차기 버전 지속 공급, 각종 자동차 회사의 신모델 출시와 판매, 가전 제품의 약간의 기능과 제품 디자인 업그레이드 등의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며 21세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계 작동 장치의 원리는 변함이 거의 없다. 디자인, 사이즈 등 외관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내구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 제품을 10년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중의 인식에 큰 변화를 불러온 장보인은 ‘홍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홍보의 거장 ‘에드워드 버네스’이다. 그는 “대중의 조직적인 습관과 의견을 조작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하다’ 고 기술했으며, “군중 심리에 이성 따윈 없다….충동, 습관, 감정이 군중 심리를 지배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소비의 조장, 캠페인, 뉴딜 정책의 온갖 대규모 경기부양으로도 미국은 경기 침체에 빠져 나올 수 없었다. 미국을 살린 것은 역사상 최대 규모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이 침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항공기 5만 대가 필요할 것이라 선언해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1944년 전후 군용 트럭 80만 6,073대, 탱크 8만 6,338대, 선박 7만 6,400대, 최초의 항공모함, 1740만 발의 화기, 414억 발의 탄약을 생산하기에 이른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때에는 제품을 오래 쓰자는 운동을 전개했었다. 오늘날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이다.

텔레비전은 1939년도에 세상에 처음 나왔다. 전쟁 후 1년 만에 4만 4,000대가 가정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1948년에는 200만 대로 늘어났다. 1951년 텔레비전 광고 수입은 4,100만 달러에서 2년 만에 8배인 3억 3,6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때부터 다시 일회용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1943년 <뉴스위크>는 우리가 “전후에는 플라스틱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통찰력 있게 예언했다. 유리병도 전후에는 회수 자원이 아닌, ‘일회용’ 상품으로 전락했다.

20세기 저명한 학자 중 한 명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자신의 책 <풍요로운 사회 The Affluent Society>에서 이런 일회용품 생산과 소비 형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한다는 것이….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잘못된 관념, 그리고 그 관념에 종속된 현실’은 대중의 관심을 사회적 병폐와 환경 악화 같은 문제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기술했다.

‘국내 총생산 GDP(Gross Domestic Product)’라는 용어와 계산법을 개발한 사람은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였다. 1934년 그는 GDP가 사회의 실제 복지의 많은 측면을 간과하기 때문에 ‘번영의 척도’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미국 의회에 보냈다. GDP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평가는 ‘로버트 케네디’ 대통령이었다. (*page 66 연설문 일부 참조할 것)

소비주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경제의 건정성 평가와 생활 수준 상승을 연결 짓는 새로운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 Kate Raworth’는 2017년에 출간한 ‘도넛 경제학 doughnut economy’에서 한 나라의 경제가 국민의 삶의 요구를 얼마나 잘 충족시키는 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하며, 동시에 천연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순환 경제’가 핵심 개념이다. 현재 미국의 필라델피아와 포틀랜드, 그리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시에서 이 모델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세계행복보고서 World Happiness Report’를 매년 발행하자는 제안도 있다. 세계 행복 보고서는 각 국가 국민들을 상대로 1) 디스토피아와 거주에 대한 인식, 2)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 3) (사회적) 관용의 정도, 4) 삶을 꾸려가는 자유, 5) 건강한 삶에 대한 기대치, 6) 사회적 지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국가별 1인당 GDP를 포함한 총 7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매년 작성되고 있다.

2023년 발행된 보고서 기준, 행복한 나라 상위 10위는 핀란드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55위), 포르투갈(56위) 다음으로 57위를 차지하고 있다. 행복 지수로 만 비교 평가를 할 경우, 한국인들은 말레이시아 국민들 보다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다. (아래 도표)

2023 세계행복보고서 World Happiness Report 2023 (Source: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powered by the Gallup World Poll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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