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istory of the World in Seven Cheap Things 헐값 취급된 7개 항목에 관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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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산업으로 들여다 본 자본주의

한 해에 무려 600억 마리가 세계 곳곳에서 도축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사육이 가능하여 인간에게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한 치킨 산업(Chicken Industry)을 예로 들어보자.

불과 100년 전의 야생 닭은 현대의 우리가 소비하는 닭의 모습이 아니었다. 비록 단거리이긴 하지만 야생에서 마음대로 날기도 하고, 숲 속을 돌아다니던 조류과에 속한 닭(Gallus gallus domesticus)이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잘 살고 있던 닭을) 아무런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가져다가 품종을 개량해 버렸다. 자연을 아주 싸게(Cheap Nature) 취급했다. 오늘날 사육한 닭들은 겨우 걸어 다닐 정도이고, 몇 주 정도면 다 성장하여 비정상적인 닭 가슴의 모습을 갖춘다.

닭을 기르는 전체의 과정은 힘겹기만 하지만 그에 비해 보수나 임금은 형편없다. 닭 1kg을 마트에서 판매할 경우, 이익 중에서 겨우 ‘2센트’만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미국의 경우에는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을 데려다가 노동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지불하는 인건비는 시간 당 1달러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24센트’에 불과하다. 값싼 노동(Cheap Work)덕분에 자본가들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미국 가축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86%는 어깨 부상을 달고 살지만 고용주(사장)이 나서서 산재를 신청하거나 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노동자들은 부상 후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기존 임금 대비 15% 소득이 감소했다. 노동자들은 아픈 부위를 가정에서 자가 치료를 한다. 고용주가 돌보아 주어야 할 건강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하도록 책임을 거의 지지 않는다. 값싼 돌봄(Cheap Care)의 모습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닭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서 계산을 할 때, 혹은 드라이브 스루에서 포장을 해 가면서도 아주 저렴한 음식(Cheap Food)값에 만족해 한다. 판매자들은 비싸면 팔리지 않기에 제 살을 깎아 먹어도 좋을 듯한 방식의 무한 저가 경쟁이 시작된다.

‘닭’은 소와 달리 위가 한 개 뿐이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닭을 대규모로 빨리 사육하기 위해서는 사육장 내부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냉난방에 값싼 LPG나 천연가스를 사용한다. 값싼 에너지(Cheap Energy)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에너지 비용이 금값 수준이면, 닭고기 사육장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닭을 대량으로 사육하기 위해서는 닭들이 먹을 사료(대체로 옥수수와 콩이 사료로 많이 사용 -운영자 주)를 생산할 대규모 농경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통제 권리가 있는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들에게 경작지 구입비, 농기구 임차비용 등 각종 대출금리 인하 등 무척 싼 값(Cheap Money)으로 지원한다. 결국 농가들은 끝에 가서 남는 것은 대출금 잔액 밖에 없다.

매년 600억 마리의 닭을 세계 전체가 식량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 나라에서 이 물량을 전량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국주의(식민지) 시대에는 닭 사육 같은 힘든 일은 여성, 노예, 식민지 국민들, 가난한 사람들, 유색 인종들, 이민 노동자들이 그 나라 노동력으로 투입되었다.

고향을 버리고 낫선 곳에서 자리 잡을 때까지 식구들과 떨어져서 힘들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빼앗은 결과(Cheap Lives), 자본가들은 국가를 넘나들면서 ‘다국적 기업’이란 그럴싸한 간판을 달고 광범위하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비록, 근대 시대에 노예제는 사라졌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이주 노동자의 삶이 노예제에 비해 중산층 만큼 자유롭고 풍요로워졌다고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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