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Circular Economics, Eco-Friendly Corporation & Products 지구 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순환경제를 만드는 기업, 제품, 서비스 이야기
책 제목: 탄소로운 식탁
부제목: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지은이: 윤지로 (*다수의 환경 저술상을 받은 환경기자.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앙상블 엘니뇨 예측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부터 세계일보 기자로 환경부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환경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 책 표지 안쪽 설명 인용)
출판사, 출판일: 세종서적, 초판발행 2022년 5월 16일
책의 주제(슬로건?): “우리의 한 끼가 지구의 1도를 낮출 수 있다.“
내가 사는 집이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마침내 침수되거나, 거의 일주일 내내 퍼붓는 폭설로 인해 도로를 달리다 거리 한복판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전기나 가스공급이 중단되어 모든 대중교통이 중단되고, 100년 만에 처음보는 초강력 태풍으로 인해 지붕과 살림살이가 날아가고, 한달 내내 지속되는 폭염으로 곳곳에 정전과 대형 산불화재가 도로를 지나서 내가 살던 아파트단지와 집들을 덮치지 않는 한, 기후변화는 ‘현재의 내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낍니다.
이 글을 쓰는 제 자신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식탁에 흔하게 보이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식재료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100년 만에 처음 당하는 폭우, 폭설, 강력한 태풍, 한파로 인해 국내와 해외의 목초지, 사육장, 가두리 양식장 등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하게 망가졌다는 것이 원인이라면 그 때 가서야 ‘조금씩’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탄소로운 식탁 겉표지 (Image Source: 알라딘 웹사이트 화면 캡처)
수백만 명이 유투브 ‘먹방’ 채널을 구독해서 보는 나라, 해산물 섭취 세계 1위, 돼지고기 소비량 세계 2위, 쇠고기 소비량 아시아 1위. 심지어 인사를 할 때도 “밥 한번 먹자”, “밥은 먹고 다니냐”, “식사는 하셨냐” 라고 끼니를 챙기는 나라.
그야말로 먹는 일에 진심인 한국이다. 한국‘만’ 그런지, 한국‘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은 먹는 일에 대한 자부심, ‘먹부심’이 충만한 나라다.
그런데 먹는 일에 정성을 쏟는 우리는 이상하게도 먹거리가 밥상에 오르는 과정에는 놀라울 만큼 무관심하다. 먹거리가 나오는 논과 밭, 축사, 바다와 양식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윤지로 지음. <탄소로운 식탁>. 세종서적. p12
이 책은 그 동안 기자로 활동하며 육지와 바다에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터득한 지식과 시사점, 그리고 저자 스스로 조사한 국내와 해외의 기후 관련 각종 데이터를 기초로 작성한 리포트 자료와 에세이를 혼합한 형식의 책 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즐겨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각종 해산물 등이 방목, 사육 혹은 양식을 하는 동안 땅(속)과 바다, 공기 중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 해외에서 수입되어 배달되거나 마트에 진열되기 까지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치는지, 그 과정에서 일상의 우리는 생각해 보지 못한 ‘무엇이 가려져있는 지’를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유쾌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수경재배로 딸기를 재배하여 성공한 경북 칠곡의 농장 사장님을 만났을 때 당시의 느낌을 아래와 같이 적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농촌에 자리잡은 그는 ‘모범 귀농인’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고, 소득은 더더욱 모범적이었다 (스스럼없이 그의 수입을 알려주었는데, ‘책이고 뭐고 나도 여기 눌러 앉을까’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윤지로 지음. <탄소로운 식탁>. 세종서적. p212-213
글 자체는 이처럼 유쾌하게 쓰여졌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내용인데도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갑니다. 유쾌한 문체를 따라가며 쉽게 책을 읽지만,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내용과 의미는 사뭇 진지하고, 때론 거북하거나 다소 심각합니다.
왜냐하면 식탁과는 아무상관 없을 것 같았던…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피의자인 ‘이산화탄소’를 비롯, 메탄과 일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의 주범과 공범들, 그리고 주범과 공범을 양산하는 원인과, 과정, 방대한 국내외 통계자료, 그리고 사회 체계(시스템)까지를 내 밥상에 올라오는 다양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분야와 연결하여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21년 8월에 전 세계 과학자와 전문가 800-900명이 공동 저자로 참가하고, 다시 각 국가의 정부관계자, 정책입안자 등 수백 수천명이 검토한 후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보고서가 하나 있습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 ‘기후 변화 2022: 영향, 적응 및 취약성’(IPCC Sixth Assessment Report ‘Climate Change 2022: Impacts, Adaptation and Vulnerability)’라고 합니다.
IPCC 6차 평가 보고서** ‘기후 변화 2022: 영향, 적응 및 취약성’(IPCC Sixth Assessment Report ‘Climate Change 2022: Impacts, Adaptation and Vulnerability (Image Source: https://www.ipcc.ch/report/ar6/wg2)
여기에 지은이가 언급한, 공기 중에 포함됨 ‘이산화탄소 농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구가 적절하게 대기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 입니다. 한반도에 이를 적용하면 오랜시절부터 들어왔던 ‘뚜렷한 사계절이, 예년과 같은 평균기온으로, 꾸준히 유지’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인류는 이 마지노선을 이미 넘어선 400ppm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양이 많은 것이 원인이 아니라, 이산화탄소가 지닌 속성 때문입니다. 지구의 대기권을 구성하는 각종 물질(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암모니아, 이산화질소 등) 중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늘날에도 0.0415% 정도로 미미합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의 특징 중 하나인 *유효복사강제력(Effective Radiative Forcing, ERF)은 그 어떤 물질보다 막강하며, 전체의 76%를 차지합니다.
이 모든 것이 이산화탄소(메탄 가스 등 몇몇 조력자도 있습니다) 증가와 그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더 이상 더워지면 안될 것 같아, 이제서야 지구 온도를 최소한 현상유지를 하거나, 낮추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연일 소리치고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이게 뭔 소리인지 아직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지구 온도를 낮추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지구 온난화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어떻게든 줄여야 합니다.
각종 기후변화에 관련 서적이나 통계자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원흉으로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젖소 포함)를 비롯하여 돼지, 닭 등을 사육하고 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정에서 생긴 ’편견의 문제‘ 역시 다룹니다. 그렇다고 각종 고기를 이제부터는 좀 더 많이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세계식량기구에 따르면 가축 부문이 뿜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 자동차, 화물차, 비행기, 선박 등 온갖 교통수단이 내뿜는 양에 맞먹을 만큼 많은 양이다. 그 중에서 41%는 쇠고기, 19%는 우유 때문이다. 그러니까 ‘소’가 문제이다.
유지로 지음. <탄소로운 식탁>. 세종서적. P83
가축이 생산하는 온실가스 비율이 14.5%이라면, 그럼 나머지 온실가스 85.5%는 어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요? ‘말도 못하고, 풀만 뜯어먹는 소’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현실이라 상상이 됩니다. 진짜 범인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으니까요…’소‘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기 1kg을 얻기 위해 먹여야 하는 사료의 양은 닭은 3.4kg, 돼지는 6.4kg인데 소는 25kg가 필요합니다. 사료 제조에 필요한 옥수수, 콩 등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넓은 농경지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 콩 생산량은 3억 6천만톤이지만, 이중 77%는 가축 먹이용이라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가축들이 이렇게 콩을 좋아하는 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불행중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사료 원료의 9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콩은 187만여 톤을 수입했고, 옥수수도 897만여톤 을 사료용으로 수입했습니다. (2019년 기준)
브라질 영토내의 아마존 밀림을 가로지르는 총 길이 4,000km의 BR-319 브라질 동서횡단고속도로 중 일부 항공사진. 마을은 여행객과 관광객들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되었다. (이미지출처: NPR.org 화면 캡처)
2억 마리 이상의 소를 위해 목초지가 필요한 브라질은 그래서 아마존 밀림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4천 킬로미터의 고속도로를 건설하였고, 도로 주변 밀림 숲을 밀거나 붙태워서 농경지로 변경하는 중에 있습니다. 아마존 밀림 전체 면적의 60%가 브라질 영토 내에 위치합니다.
그들은 돈벌이 때문에 자신들이 가진 보물창고 한복판을 때려 부수고, 불태우면서 없애버렸습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단 하나, ‘소고기 수출’을 좀더 하기 위해서 입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가축 사육 과정에서 생기는 분뇨(똥과 오줌)를 처리하는 문제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이것 역시 법령 시행으로 인해 바다에 버릴 수가 없기에 어찌되었든 이제는 육지에서 처리되어야 합니다(몇년 전까지만해도 바다에 버렸습니다). 가축 분뇨 정화시설 가동하는데 한달 전기료 4천 만원, 정화용 약품 비용도 2천-3천만원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고,
‘냄새가 난다’ 이유 하나 만으로 생기는 각종 민원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정화시설 등을 마음 편하게 운영하지 못하는 업체들의 고민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하고 신선한 고기는 먹어야 하는데, 그 고기의 생리현상 결과물을 처리하고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반대가 심한 것이 사람들의 딜레마로 보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소고기 등심구이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육지에서 생산되는 고기 못지 않게 이산화탄소를 뿜어대는 ‘바다’를 언급한 대목에 이르면더욱 대책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국내 어선이 사용하는 면세유의 양은 연간 10억7900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원양어선에 사용되는 기름 소요량은 통계가 들쑥날쑥하고, 정확한 통계치도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10톤 미만의 연근해 어선 3만 8천대가 등록된 나라가 한국이지만, 2대중 1대는 16년 이상된 노후 선박으로 기름도 많이 잡아먹는 바다 위의 인공하마 입니다. 또한, 양식장을 운영하기 위한 물고기 식량공급과 온도, 습도, 공기 순환에 소요되는 각종 에너지 소비 등 해산물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생각해 볼 문제도 참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험난한 여건임에도 어떻게든 의지를 가지고 환경을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도 맨 마지막 장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금융전문가에서 ICT기술 기반의 첨단 양돈 농장 사장님으로 변신한 분, 수경재배 딸기 농장 사장님, 분뇨 처리에 커피 찌거기를 처음 활용한 사장님, 모내기를 하지 않는…룰루랄라~~무척 게으르면서도 상당히 편한…‘태평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신박한 농민 등 다양한 친환경 농축어업 사례를 마지막으로 접합니다.
커피 집에서 종이컵, 플라스틱 대신 텀블러와 종이빨대를 사용하고, 전기차 이용하고, 재활용 분리수거 열심히 하는 것도 의미있는 행동입니다. 축산이 환경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니, 고기 소비를 단 100g이라도 줄이는 것도 좋습니다.
좀더 나은 지구환경을 위해 저자가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책은 읽은 저 역시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식단에서 고기의 비중을 줄이자. ‘기후변화가 소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과장이지만, ‘육식을 줄이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다. (중략)
가급적 지역사회에서 난 식품을 고르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꼭 이렇게 먹어야만 ‘저탄소 밥상’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를 넘어 시민으로서 당신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저탄소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정부에)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중략)
국민의 여론을 얻지 못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주장은 금세 묻히긴 쉽다. 농축어업은 시민의 목소리가 특히나 절실한 분야다…
유지로 지음. <탄소로운 식탁>. 세종서적. p333, 334, 335
<참고자료 및 각주>
* 유효복사강제력: 지구에서 우주로 내보내는 복사에너지(열, Heat)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 이산화탄소의 복사강제력은 2.16(1위), 메탄은 0.54(2위)이다. IPCC 6차 보고서에는 지구에서 반사되는 다양한 물질의 총 복사강제력을 2.84로 계산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 원인을 유발하는 최강의 물질이다.
**총 18개 장(chapter)과 연결된 주제 7개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방대한 보고서의 양은총 3,068페이지에 달한다. 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아이피씨씨(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라는 곳으로 ’국가간 기후변화 협의체‘라고 번역되어 부른다.
총 194페이지로 구성된 이 보고서의 5번째 주제는 위의 책과 연관이 있는 ‘식품, 섬유 및 기타 생태계 제품(Food, fibre, and other ecosystem products)’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다.
식품, 섬유 및 기타 생태계 제품(Food, fibre, and other ecosystem products)’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는 IPCC 보고서 (Image Source: IPCC screen capture)
음식과 섬유, 기타 생태계 제품을 다룬 이 보고서는 농작물에서부터 가축, 축산, 해양 어업, 양식업, 식량 공급망, 식품의 안정성, 기후 변화가 촉발한 육지와 바다 상호작용의 영향 등 예상 가능한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해 과학적 연구결과, 도표, 그래프 등 현재의 객관적 사실과 통계를 바탕으로 미래에 예상되는 영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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